다큐멘타리라는 장르에 '긴장감'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은 뉴스타파를 향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중심으로,
언론과 권력의 팽팽한 대결을 기록한 작품이다.
"썩은내 나는 곳엔 압수수색이 필요하다."
영화<압수수색 - 내란의 시작>은 시작부터 날것이다.
서랍 속 봉트, 집어던지는 커피잔, 닫히지 않는 입,
그리고 터지지 않는 진실.
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더 무섭고, 또 그래서 더 답답하다.
검찰, 권력, 청탁, 은폐...
등장인물 대부분이 냄새난다.
심지어 그걸 맡고도 못 본 척하는 자들이 가장 무섭다.
"우리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
<압수수색 - 내란의 시작>은 이 질문을 묻는다.
언론의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진실은 무엇인지,
이 영화는 밥상머리에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진 작품이다.
"나는 그날 묵은지를 꺼냈다."
이 영화를 보고 나 뒤, 냄새가 코끝을 떠나질 않았다.
누군가는 그 냄새를 감추려 하고,
누군가는 그걸 기어이 밝혀내려 한다.
나는 그날, 묵은지를 꺼냈다. 그리고 푹푹 끓였다.
묵은 건 숨길 수 없다.
묵힐수록 냄새는 강해지고, 결국 어딘가에선 터지게 돼 있다.
"썩은 걸 끓였떠니, 비로소 숨통이 트였다."
묵은지찜이 보글보글 끓는 동안
나는 이 사회가 터뜨리지 못한 진실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
"권력은 숨기고 진실은 끓여야 한다."
묵은지처럼 켜켜이 쌓인 시간과 냄새는 누군가의 한 끼로라도 풀어져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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