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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전2

겉바속촉 애호박전을 기대하셨나요? "겉바속촉? 아니요, 그냥 속촉이에요." 애호박전을 부치며 ‘겉바속촉’을 꿈꾼 적이 있다면, 저와 같은 착각을 해보신 겁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이라니… 감자전이라면 몰라도, 애호박전에게는 너무 큰 기대였던 것 같아요. 저는 오늘도 애호박을 썰었습니다. 쌀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계란물에 담가 팬에 하나씩 올려봅니다. 중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애호박 향이 은근히 퍼집니다. 그런데요, 아무리 잘 부쳐도 바삭하다는 느낌은 안 옵니다. 오히려 겉은 살짝 얇은 껍질처럼 익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채로 남아요. 이게 바로 애호박전의 ‘정체성’인가 봅니다. ‘바삭함’이란, 애호박전에게는 없는 성질일지도요. 검색을 해봐도 마찬가지예요. 수분이 많은 채.. 2025. 5. 13.
애호박전은 익어가는데, 누군가는 불을 꺼버립니다. 애호박을 썰었습니다.둥글고 얇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요.쌀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계란물에 적셔서달궈진 팬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습니다. 팬 위에서 애호박전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동안 옆에선 삼겹살김치찌개가 뽀글뽀글 끓고 있었습니다. 제법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아침입니다. 애호박전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한쪽이 익었다 싶으면 얼른 뒤집어야 하고 너무 오래 두면 타버려요. 반대로, 조급하게 서두르면 속이 설익어 흐물흐물하죠. 그러니까 이건, 작은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어둡습니다. 준비된 법안들이 있습니다. 오랜 숙의 끝에 다듬어진 민생 대책들, 돌봄, 주거, 안전, 일자리 같은 삶의 문제들을 다룬 것들이죠. 이미 팬 위에 올려진 상태입니다... 2025.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