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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밥상4

덮고 끓였지만, 씁쓸한 정치의 맛 - 치즈김치볶음밥과 토마토스튜 오늘 아침, 치즈를 덮은 김치볶음밥과 보글보글 끓인 소고기토마토스튜로 밥상을 차렸습니다. 김치볶음밥은 매콤한 김치와 밥을 볶아낸 뒤, 그 위를 모짜렐라 치즈로 덮어 오븐에 구운 형태. 겉은 노릇하고 속은 뜨거운 이 그라탕은 겉보기엔 치즈 요리지만, 안을 파보면 한식의 깊은 맛이 숨어 있습니다. 소고기토마토스튜는 토마토와 양파, 당근, 감자, 그리고 큐브로 자른 소고기를 넣고 천천히 끓인 스튜예요. 국물은 새콤하면서도 고기에서 우러난 감칠맛 덕분에 깊고 진합니다. 이 조합은 보기엔 서양식 같지만, 입에 넣으면 어쩐지 한식 밥상 같기도 하죠. 오늘의 밥상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의 풍경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단일화 쇼', 체코 원전 수주 .. 2025. 5. 9.
버스는 늦어도, 죽은 먼저 끓여야 하니까. 오늘 아침, 전복죽을 끓였다.전날 밤부터 불려둔 쌀, 정성껏 손질한 전복.끓기 시작한 냄비 앞에서,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죽은 서두른다고 빨리 완성되지 않는다. 불을 낮추고, 거품을 걷고, 천천히 저어야만 부드럽고 속이 편한 ‘한 그릇’이 된다. 오늘 서울 시내버스가 늦었다. 하지만 나는 화가 나지 않았다. ‘준법투쟁’이라는 단어가 뉴스 속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과속하지 않고, 정차 지점을 지키며, 쉬어야 할 시간엔 쉬겠다는 그 조용한 결심이 마치 아침 죽처럼 끓고 있었다. 준법투쟁은 소란스럽지 않다. 그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지키겠다는 선언. 무리하지 않고, 규정을 따르고, 그 안에서 삶의 리듬을 되찾겠다는 움직임. 버스가 조금 늦어도 괜찮다. 그 늦음 속에 누군가의 ‘정상.. 2025. 5. 7.
따뜻한 밥상, 조용한 마음 - 대구 산불을 생각하며;오징어볶음 오늘 아침, 오징어볶음을 볶으며 익숙한 하루의 시작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김이 오르고, 양념이 퍼지며 익어가는 냄새는 늘처럼 반가운 아침 풍경이었지만 어제 들려온 대구 산불 소식이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아직 진화되지 않은 불길, 그리고 초등학교로 대피한 이웃들. 이 아침, 따뜻한 밥상을 앞에 두고 그분들의 밤은 얼마나 춥고 불안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늘 저의 밥상은 ■ 매콤한 오징어볶음 ■ 사골콩나물국 ■ 연근강정,땅콩조림,총각김치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한 끼를 준비합니다. 누군가에겐 평범하지 않을 하루,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조용히 응원합니다. 2025. 4. 29.
영화<야당>후기 - 정치보다 정직한 밥, 곤드레 밥 한 그릇. [영화정보 요약]제목: 야당감독: 황병국장르: 정치 풍자, 드라마개봉: 2025년 4월출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최근 정치 뉴스에 지칠 대로 지친 나날, 우연히 본 영화 은허탈한 웃음과 함께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이 영화, 마치 '뉴스보다 더 뉴스 같은 픽션'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정치는 시끄럽지만, 밥은 조용히 익는다." 영화 은 한 야당 정치인의이야기이지만,그 인물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의 정치판 전반을통렬하게 풍자합니다.웃기고 씁쓸하고...보는내내 마음 한켠이 꾸역꾸역한 기분이 들었어요. '과연 진짜 야당은 있는 걸까?''말만 많은 세상에서, 조용히 제 할 일 하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속이 허한 기분을달래고 싶었습니다.처음엔.. 2025.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