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밥까지 비벼졌다. - 메추리알조림처럼, 조화로운 정치를 꿈꾸며.
*메추리알양배추고기조림* 오늘 밥상엔 색다른 메추리알조림이 올라왔습니다. 돼지고기 다짐육을 볶고, 양배추를 썰어 넣고, 그 위에 까진 메추리알을 올려 조림 양념으로 자작하게 졸였죠. 조림을 숟가락으로 툭 떠 밥 위에 올리는 순간, 한 그릇의 맛이 완성됩니다. 고기, 채소, 달걀. 각자의 맛이 있되, 밥과 어울릴 때 진짜 역할이 드러나는 조합이죠. 예전의 조림은 달랐어요. 메추리알만 강조됐고, 고기는 따로, 양배추는 설익었고, 간은 겉도는 느낌이었어요. 그땐 내부에서도 서로 따로 놀았으니까요. 당 안에서도, 조율 없이 자기 목소리만 냈던 지난 대선의 풍경처럼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고기와 채소와 달걀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양념으로 졸여지고, 조용..
2025. 5. 12.
버스는 늦어도, 죽은 먼저 끓여야 하니까.
오늘 아침, 전복죽을 끓였다.전날 밤부터 불려둔 쌀, 정성껏 손질한 전복.끓기 시작한 냄비 앞에서,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죽은 서두른다고 빨리 완성되지 않는다. 불을 낮추고, 거품을 걷고, 천천히 저어야만 부드럽고 속이 편한 ‘한 그릇’이 된다. 오늘 서울 시내버스가 늦었다. 하지만 나는 화가 나지 않았다. ‘준법투쟁’이라는 단어가 뉴스 속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과속하지 않고, 정차 지점을 지키며, 쉬어야 할 시간엔 쉬겠다는 그 조용한 결심이 마치 아침 죽처럼 끓고 있었다. 준법투쟁은 소란스럽지 않다. 그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지키겠다는 선언. 무리하지 않고, 규정을 따르고, 그 안에서 삶의 리듬을 되찾겠다는 움직임. 버스가 조금 늦어도 괜찮다. 그 늦음 속에 누군가의 ‘정상..
2025.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