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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정치6

조각조각 나눈 밥 한 판,계란찜밥 - 나눔의 정치, 밥상에서 시작된다. 밥은 나눌수록 정이 된다. 오늘 아침엔 밥과 계란, 다진 채소를 섞어 케이크처럼 찜을 쪘다. 예쁘게 자른 조각 위엔 케첩 한 방울. 마치 누군가의 접시를 기다리는 신호처럼. 누군가와 나눠 먹을 걸 생각하며 만든 음식은 모양도 맛도 달라진다. 혼자 먹는 밥은 대충 퍼 담아도 괜찮지만 누군가와 함께 먹는 밥은 손길 하나에도 마음이 스민다. 이 계란찜밥케이크는 말하자면 ‘합의의 결과물’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식재료로, 자르기 쉬운 원형으로, 숟가락만 들면 나눌 수 있게 준비된 형태. 밥상은 매일 열리는 회의장이자, 침묵 속에서 공감과 타협이 오가는 정치의 공간이다. 가장 어린 식구부터 먼저 덜어주고, 취향을 배려하며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는 것. 이 작은 식탁 위에도 ‘질서’와 ‘배려’, ‘배분’.. 2025. 5. 7.
소고기와 장어구이, 그 무엇보다 든든한 오늘 연휴의 밥상엔 가족의 안부가 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누구는 연휴가 좋고, 누구는 연휴가 더 피곤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날엔 먹는 게 제일이다. 오늘 밥상엔 소고기, 그리고 장어구이가 올라왔다.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장어 위에 간장 소스를 살짝. 불판 위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에서 나는 소리는 마치 긴장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 같았다. 누군가는 “이제 진짜 시험 끝!“이라 외치며 고기를 연달아 집었고, 누군가는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야…” 하며 장어를 조용히 씹었다. 시험도, 일도, 인생도 고단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위로가 된다. 시험 끝, 현실 시작: 기운 내야 하는 시간 시험이 끝났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대학 입시는 또 다른 시작이고, 공시생들의 여름은 이제부.. 2025. 5. 5.
밥 대신 간식, 고구마와 샌드위치로 채운 오늘의 식탁 한식 밥상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간단한 간식으로 한 끼를 떼우는 날도 많아졌어요. 오늘은 • 쌀식빵에 달걀지단을 넣은 샌드위치, • 그릭요거트 위에 그래놀라 한 스푼, • 오븐에 구운 고구마 한 접시로 소박하게 한 끼를 마무리했답니다. 가끔은 ‘밥을 안 차렸다’는 미안함이 드는데, 가족들이 “더 좋아~”, “이게 더 잘 먹혀”라고 말해주면 그 미안함이 슬며시 사라져요. 요즘 사회는 이상하게 ‘밥 대신 간식’이라는 말이, 책임 대신 회피로 들릴 때가 있어요. 정치는 책임을 덮고, 뉴스는 진실을 감추고, 우리는 그렇게 얇아지는 밥상과 무거워지는 마음을 마주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웃어요. 고구마 하나를 반으로 갈라, “엄마 이거 꿀 찍어먹어봐” 말하는 아이가 있으니까요. 밥보다 더 따뜻한.. 2025. 5. 4.
따뜻한 밥상, 조용한 마음 - 대구 산불을 생각하며;오징어볶음 오늘 아침, 오징어볶음을 볶으며 익숙한 하루의 시작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김이 오르고, 양념이 퍼지며 익어가는 냄새는 늘처럼 반가운 아침 풍경이었지만 어제 들려온 대구 산불 소식이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아직 진화되지 않은 불길, 그리고 초등학교로 대피한 이웃들. 이 아침, 따뜻한 밥상을 앞에 두고 그분들의 밤은 얼마나 춥고 불안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늘 저의 밥상은 ■ 매콤한 오징어볶음 ■ 사골콩나물국 ■ 연근강정,땅콩조림,총각김치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한 끼를 준비합니다. 누군가에겐 평범하지 않을 하루,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조용히 응원합니다. 2025. 4. 29.
영화<야당>후기 - 정치보다 정직한 밥, 곤드레 밥 한 그릇. [영화정보 요약]제목: 야당감독: 황병국장르: 정치 풍자, 드라마개봉: 2025년 4월출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최근 정치 뉴스에 지칠 대로 지친 나날, 우연히 본 영화 은허탈한 웃음과 함께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이 영화, 마치 '뉴스보다 더 뉴스 같은 픽션'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정치는 시끄럽지만, 밥은 조용히 익는다." 영화 은 한 야당 정치인의이야기이지만,그 인물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의 정치판 전반을통렬하게 풍자합니다.웃기고 씁쓸하고...보는내내 마음 한켠이 꾸역꾸역한 기분이 들었어요. '과연 진짜 야당은 있는 걸까?''말만 많은 세상에서, 조용히 제 할 일 하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속이 허한 기분을달래고 싶었습니다.처음엔.. 2025. 4. 27.
영화<압수수색:내란의 시작>후기 - 썩은내를 파헤치고, 묵은지를 끓이다. 다큐멘타리라는 장르에 '긴장감'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은 뉴스타파를 향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중심으로,언론과 권력의 팽팽한 대결을 기록한 작품이다. "썩은내 나는 곳엔 압수수색이 필요하다." 영화은 시작부터 날것이다.서랍 속 봉트, 집어던지는 커피잔, 닫히지 않는 입,그리고 터지지 않는 진실.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더 무섭고, 또 그래서 더 답답하다. 검찰, 권력, 청탁, 은폐...등장인물 대부분이 냄새난다.심지어 그걸 맡고도 못 본 척하는 자들이 가장 무섭다. "우리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은 이 질문을 묻는다.언론의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진실은 무엇인지,이 영화는 밥상머리에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진 작품이다. "나는 .. 2025.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