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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은유4

애호박전은 익어가는데, 누군가는 불을 꺼버립니다. 애호박을 썰었습니다.둥글고 얇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요.쌀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계란물에 적셔서달궈진 팬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습니다. 팬 위에서 애호박전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동안 옆에선 삼겹살김치찌개가 뽀글뽀글 끓고 있었습니다. 제법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아침입니다. 애호박전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한쪽이 익었다 싶으면 얼른 뒤집어야 하고 너무 오래 두면 타버려요. 반대로, 조급하게 서두르면 속이 설익어 흐물흐물하죠. 그러니까 이건, 작은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어둡습니다. 준비된 법안들이 있습니다. 오랜 숙의 끝에 다듬어진 민생 대책들, 돌봄, 주거, 안전, 일자리 같은 삶의 문제들을 다룬 것들이죠. 이미 팬 위에 올려진 상태입니다... 2025. 5. 13.
덮고 끓였지만, 씁쓸한 정치의 맛 - 치즈김치볶음밥과 토마토스튜 오늘 아침, 치즈를 덮은 김치볶음밥과 보글보글 끓인 소고기토마토스튜로 밥상을 차렸습니다. 김치볶음밥은 매콤한 김치와 밥을 볶아낸 뒤, 그 위를 모짜렐라 치즈로 덮어 오븐에 구운 형태. 겉은 노릇하고 속은 뜨거운 이 그라탕은 겉보기엔 치즈 요리지만, 안을 파보면 한식의 깊은 맛이 숨어 있습니다. 소고기토마토스튜는 토마토와 양파, 당근, 감자, 그리고 큐브로 자른 소고기를 넣고 천천히 끓인 스튜예요. 국물은 새콤하면서도 고기에서 우러난 감칠맛 덕분에 깊고 진합니다. 이 조합은 보기엔 서양식 같지만, 입에 넣으면 어쩐지 한식 밥상 같기도 하죠. 오늘의 밥상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의 풍경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단일화 쇼', 체코 원전 수주 .. 2025. 5. 9.
소고기와 장어구이, 그 무엇보다 든든한 오늘 연휴의 밥상엔 가족의 안부가 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누구는 연휴가 좋고, 누구는 연휴가 더 피곤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날엔 먹는 게 제일이다. 오늘 밥상엔 소고기, 그리고 장어구이가 올라왔다.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장어 위에 간장 소스를 살짝. 불판 위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에서 나는 소리는 마치 긴장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 같았다. 누군가는 “이제 진짜 시험 끝!“이라 외치며 고기를 연달아 집었고, 누군가는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야…” 하며 장어를 조용히 씹었다. 시험도, 일도, 인생도 고단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위로가 된다. 시험 끝, 현실 시작: 기운 내야 하는 시간 시험이 끝났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대학 입시는 또 다른 시작이고, 공시생들의 여름은 이제부.. 2025. 5. 5.
한쪽 눈으로만 보는 세상, 국물은 탁해진다. 가자미미역국 맑은 가자미미역국 이야기 오늘 아침은 맑은 가자미미역국입니다. 맑고 시원한 바다의 기운이 퍼지는 이 국에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뿌연 하루입니다. 가자미는 한쪽 눈으로만 보는 생선이지요. 오늘 대법원 판결을 떠올리며 편파적인 시선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떠올려봅니다. 맑은 국물처럼 투명해야 할 사법이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면, 그 바닥은 탁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미역은 생명을, 새 출발을 상징하지만 오늘은 그 시작이 마냥 축복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진실을 향한 길이 멀어질수록 밥상은 더 뜨거워지고, 국민의 눈은 더 맑아집니다. 가자미미역국 간단레시피 (맑게 끓이는 법) 재료(2~3인분)가자미 1마리 (또는 손질된 필렛 200g)마른 미역 15g다.. 2025.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