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기록1 향기란, 살아낸 자리에서 나는 것 - 돌미나리 밥상 위의 봄 돌미나리는 물 좋고 흙 좋은 자리에서 자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돌이 많고 땅이 거친 곳에서, 뿌리를 힘겹게 내리고 자라나죠. 그래서일까요. 그 향은 더 강하고, 줄기는 더 단단합니다. 오늘은 그 돌미나리로 밥상을 차렸습니다. 소불고기 위에 살짝 올려 마무리한 돌미나리불고기, 살짝 데쳐서 들기름과 소금에 조물조물 무친 돌미나리나물, 그리고 반죽에 섞어 바삭하게 지진 돌미나리전까지. 재료는 단순하지만, 향기만큼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 향은 애써 살아낸 자리에서만 피어나는 것 같으니까요. 거친 땅에서 자라야만 나오는 향,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 묵묵히 피워내는 봄의 냄새. 밥 위에 올라온 이 봄은 그냥 봄이 아니라 살아낸 계절입니다. 그리고 문득, 사람도 그렇겠다는 생각.. 2025. 5.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