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전복미역국을 끓였다.
생일상이라 정성껏 손질해서 냈고,
그 한 그릇이 꽤 뿌듯했던 기억이 남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다시 미역을 불리고,
다시 전복을 손질하고,
다시 국을 끓인다.
특별한 설명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냥 또 그런 하루가 시작된 거다.
누군가의 생일일 수도 있고
그냥 누군가의 마음을 챙겨야 하는 날일 수도 있다.
때로는 이유조차 묻지 않고,
그냥 ‘다시 국을 끓인다’는 행위만으로
마음을 표현하게 된다.
제육볶음도 준비했다.
매콤하게 볶아낸 고기에서
하루의 피로를 덜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그저 그런 마음 하나로.
샐러드는 늘 그렇듯
집에 있는 채소를 꺼내 정리하고,
어울리는 드레싱을 뿌려낸다.
이 세 가지가 모여
오늘 아침 한 상이 된다.
반복된다고 말하면 지루할 수도 있고,
되풀이된다고 말하면 힘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따뜻하게 시작되는 이 아침은
그 어떤 특별한 이유보다
소중하다.
오늘도, 그렇게 또 하루를 익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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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서는 아이들 양력생일을 챙깁니다. 요즘 다들 그렇지 않나요?
다알고 계시는 시댁에서는 아직까지도 (첫째가 고등학생) 음력생일에 맞춰
'미역국은 음력생일날 꼭 먹어야 한다' 며 챙기라고 전화가 오십니다.
심지어. 제 생일....부모님이 양력으로 돌때부터 챙기시던걸.....
결혼 후부터 음력생일에 맞춰 전화오십니다.
우리 부모가 정해준 생일을.... 시부모님이 바꾸는게 맞나요?
그냥 챙기는게 좋다고하니...미역국 끓이는게 어려운게 아니다보니.... 챙기긴 합니다.
근데....그냥 그런 전화 받는게 좀 그래요......
아들,손주 생일엔 챙기라고 전화오시는데, 제 생일엔 그럼 아들한테 전화해야는거 아닌지....
잘 챙겨주면서 전화하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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