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일기/밥상 위의 세상
제자리를 지켜낸 밥상 - 시금치된장국과 떡갈비
밥짓고 글짓는 엄마
2025. 5. 7. 10:25
조용한 아침, 된장국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합니다.
멸치, 다시마, 양파를 넣고 푹 끓인 육수에 집된장을 풀고, 마지막엔 데친 시금치를 넣어 한소끔 더 끓여줍니다.
된장의 구수한 향과 시금치의 초록이 어우러지면, 그 자체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쪽에선 돼지고기 떡갈비를 준비합니다.
다진 돼지고기에 두부와 양파, 마늘을 넣고 손으로 오래 치대 고루 섞은 뒤, 동그랗게 빚어 팬에 지글지글 구워냅니다.
불 앞에서 하나하나 뒤집으며 익히다 보면, 기름 냄새에 식욕이 먼저 차려지곤 하죠.
이렇게 오늘 아침 밥상은
된장의 깊이, 시금치의 초록, 그리고 떡갈비의 단단함으로 완성됩니다.
각기 다른 재료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어우러질 때, 비로소 맛있는 조화를 이룹니다.
요즘 세상은 조화보다는 경쟁이 앞서는 느낌이지만,
밥상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말 없이 제 역할을 다하는 것,
누구의 지시보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그게 진짜 조화고, 맛이고, 삶의 태도 아닐까요?
아침마다 차려지는 밥상 위에서
작지만 묵직한 생각 하나씩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제맛을 지켜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