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바속촉 애호박전을 기대하셨나요?
"겉바속촉? 아니요, 그냥 속촉이에요."
애호박전을 부치며 ‘겉바속촉’을 꿈꾼 적이 있다면,
저와 같은 착각을 해보신 겁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이라니…
감자전이라면 몰라도, 애호박전에게는 너무 큰 기대였던 것 같아요.
저는 오늘도 애호박을 썰었습니다.
쌀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계란물에 담가
팬에 하나씩 올려봅니다.
중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애호박 향이 은근히 퍼집니다.
그런데요, 아무리 잘 부쳐도 바삭하다는 느낌은 안 옵니다.
오히려 겉은 살짝 얇은 껍질처럼 익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채로 남아요.
이게 바로 애호박전의 ‘정체성’인가 봅니다.
‘바삭함’이란, 애호박전에게는 없는 성질일지도요.
검색을 해봐도 마찬가지예요.
수분이 많은 채소인 애호박은
바삭하게 부치기보다는 부드럽게 익히는 전으로 분류된다고 하더군요.
바삭한 식감을 기대하기보다는
촉촉함 속에 살아있는 애호박의 단맛과
계란의 고소함을 즐기는 게 정석이라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애호박전은 꽤 괜찮았습니다.
얇게 썰어 살짝 노릇하게 구워냈더니
밥 위에 올리면 그 부드러움이 딱 어울리더라고요.
양념간장 없이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고소하고 담백했습니다.
[꿀팁 요약]
• 애호박전은 바삭하게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 쌀부침가루 → 계란물 순으로 입혀야
• 애호박은 수분이 많아 꼭 물기 닦고 부쳐야 합니다
• 중불로 천천히 익히는 게 맛과 색감 모두 좋습니다
• 한 김 식힌 뒤 접시에 담아야 눅눅함 줄일 수 있어요
누군가는 “왜 바삭하지 않지?”라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전 이제 이렇게 답하려고요.
애호박전은 ‘겉바’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저, 따뜻하고 부드럽고 애호박다운 전이면 충분합니다.